영화 사라진 시간 해석
- 문화 생활/영화
- 2021. 6. 27.
영화 사라진 시간에 대한 줄거리 및 결말 해석에 대한 글을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소재가 흥미로웠는데, 영화의 끝마무리는 불친절하고 관객이 이해하기 어렵게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영화에 대한 해석 글들을 봤는데요. 제가 이해한 선에서 최대한 깊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사라진 시간 기본정보
장르: 미스터리
러닝타임: 105분
개봉: 2020.06.18
감독: 정진영
배우: 주진웅, 배수빈, 정해균, 차수연
(영화 사라진 시간은 오랜 시간 배우로 활동하신 정진영 님이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입니다.)
영화 사라진 시간 줄거리
한적한 시골마을, 천생연분 부부가 한쌍 있습니다. 이들은 남들에게 숨기고 사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아내가 밤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는 것. 부부는 이 비밀을 숨기기 위해 시골까지 내려와 교사로 일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아내가 밤마다 '빙의' 된다는 소문은 점점 퍼지기 시작하고, 마을 사람들은 아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 철장을 달아 아내가 빙의되는 밤에만 그녀를 가둬놓자는 의견을 내놓게 되죠. 남편은 아내를 혼자 둘 수 없어 같이 철장 안에 들어가서 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오밤 중에 불이 나고, 이 부부는 그렇게 영원히 잠들게 됩니다.
박형구 형사가 두 부부의 죽음에 대해 취조하기 시작하는데요. 캐면 캘수록 마을 사람들이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사건은 캐면 켈 수록 의미심장한 구석이 많습니다.
어느 날 박형구 형사는 마을 사람들이 준 술에 흠뻑 취해 죽은 두 부부의 집에서 잠들게 됩니다. 일어나보니 박형구 형사에게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는데요. 집도, 가족도, 직업도 자신이 알던 모든 것들이 사라졌습니다.
박형구 형사는 하루아침에 자신을 잃게 됩니다. 사람들이 박형구를 더 이상 형사가 아니라 '교사'라고 부릅니다.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니 가족들은 사라졌습니다. 자신이 쓰던 핸드폰도 없는 번호로 나옵니다. 어마어마한 비밀이 숨어있을 것 같지만, 이 영화는 그렇진 않습니다. 나머지 줄거리는 넷플릭스에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영화 사라진 시간 해석
※ 이 글은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며, 작성자의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사라진 시간에서 정진영 감독님이 전하려던 핵심은 '타인에 대한 이해'로 배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체적으로 영화가 불친절한 면은 있습니다.
영화는 쉽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형사인 박형구와 교사인 박형구로 전후반을 구별하고, 누가 진짜 '박형구'인가를 놓아봤습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은 후반부인 교사가 된 박형구였기에 이쪽을 허구로 보는게 바람직합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정답을 알려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박형구 형사가 술에 취했다가 깨어났을 때 본 일들이 너무 현실적이고 너무 길어서 이제 깨고 싶다고 말합니다. 박형구는 형사였던 시절로 돌아가고자 '정해균'에게 악몽에서 깨기 위한 방법을 물어봅니다. 그러자 '정해균'은 "꿈은 가장 긴박감이 느껴질 때 깨게 된다"고 말하는데요. 이를 듣고 박형구가 정해균을 태워 죽입니다. 꿈을 긴박감 있게 끌고 가서, 꿈에서 깨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119가 와서 수거해 간 시신은 사람이 아닌 불에 탄 고라니였습니다. 어쩌면 박형구가 '정신질환'이 있을 수도 있다며 '혼잣말'이나 '정신병원' 등으로 혼선을 줍니다.
만약 교사인 박형구가 진실된 모습이라면, 형사시절 박형구가 부부 방화사건을 취재하던 중 알게 된 '정해균과 미경의 킬리만자로의 모텔 이야기'도 허구여야 됩니다. 하지만 모텔 이야기는 사실이었고, 정해균 또한 박형구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끝내 알아내지 못합니다.
박형구가 교사가 된 이후, 자신의 가족들 이름을 전지현, 박주영, 박지성이라고 부르는데요. 내 아내가 전지현처럼 이쁘다면, 내 아이들이 유명한 축구선수가 된다면 하는 마음이 꿈에서 나온 것이죠.
교사 박형구는 식사 자리에서 '서장 아내'를 만나는데, 서장 아내가 형사 박형구의 아내로 나왔던 사람과 동일인물입니다. 또한 '서장 아내'로 자신의 아내가 나오게 된 건 현실세계에서의 바램이 꿈으로 투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박형구는 복잡한 마음으로 돌아다니는데, 그때 생전 '이영'이 다니던 문화센터의 뜨개질 선생님 '초희'를 만납니다. 초희는 박형구가 뜨개질 수업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때 박형구의 꿈속에서 방화사건으로 죽은 두 부부의 기억이 투영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박형구의 꿈 속 직업은 김수혁과 같은 '교사', 그리고 '초희+뜨개질'에 대한 기억은 윤아영의 기억인 것이죠.
박형구는 초희와 맥주도 마시고, 온천도 같이 하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눕니다. 초희는 아영과 같은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밤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것 말이죠.) 초희는 그 밤이 되는 시간만이 진실된 자신이라고 말하고, 박형구는 그런 초희를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박형구는 마지막에 이런 대사를 합니다.
"참 좋다"
박형구가 꿈을 통해 남을 이해하는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똑같은데, 첫 장면은 흑백으로 표현했고, 마지막 장면에서 색감이 생긴 것을 보고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처음 장면이 연결되는 것이죠. 이는 마치 윤회사상의 한 파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윤회란 인간이 깨달음을 얻고자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것으로 깨달음을 얻어 사슬을 끊어내야 하는 불교사상입니다.
개인적으로 박형구가 윤회보다는 단지 부부의 기억이 투영된 꿈을 꾸었고, 이로 인해 남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더 와닿긴 합니다.
여러분들은 영화 사라진 시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중한 시간 제 블로그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